업계를 대표하는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Renaissance technologies)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은 월가의 어떤 이들에게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흔한 대답은 그저 어깨를 으쓱하고 "돈을 찍어내는 기계"라고 부르는 것인데, 실제로 현재 직원 및 퇴사한 직원 등 내부자들에게만 개방되어 있는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메달리온펀드(Medallion Fund)는 1988년 이래로 연평균 70%수준의 수익을 거둬왔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창업자인 Jim Simons는 월가에 들어오기 전에는 수학자이자 암호해독가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Jim외에 다른 수많은 박사학위 보유자들로 이루어진 그의 팀이 실제로 시장에서 하는 작업은 고도로 컴퓨터화된 시스템 안에서 베일에 싸여있다. 하지만 1988년부터 2010년까지의 데이터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질문이 생기게 된다.
이 자료를 통해 메달리온은 금세기초의 큰 변화를 겪었음을 알 수 있다. 1990년부터 2000년에 이르기까지 메달리온 펀드는 안정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둬왔지만 다른 헤지펀드들처럼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120개월 중 24개월 정도인데, 2008년 금융위기도 이에 포함된다. 그 후 10년 간 메달리온은 월별로 손실을 기록한 달이 3번에 지나지 않는다. 심지어 3번의 각 손실은 1퍼센트를 넘지 않았다.
이는 메달리온 펀드의 알고리즘을 보완한 통계적 차익거래시스템을 개발한 주커먼의 이야기와 통하는 부분이 있다. 통계적 차익거래는 관련된 두 주식사이의 미세한 가격 불일치를 포착하는 동시에 시장전체의 변동성을 회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쉬운 예는 GM과 포드 사이의 주가차이를 들 수 있다. 둘은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흐름을 같이 한다. 하지만 종종 어떤 뉴스나 일시적인 수급요인으로 인해 둘의 가격차가 벌어질 수 있고 이를 이용하면 S&P가 하락하더라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비롯한 현대의 통계적 차익거래 시스템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광범위한 데이터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투자관리자의 수익은 그들이 관여하고 있는 시장을 잘 예측하는 어떤 확고한 요소(Factor)들과 관련이 있다. 이를테면 수익이나 자산대비 저평가된 수준을 가리키는 "가치 요소"가 한 예가 될 수 있다. 데이터와 숫자들을 살피다보면 워렌 버핏과 같은 거장의 성과도 일부는 설명이 가능할 수 있다.
메달리온의 수익은 알려진 요소들과는 상관관계가 없는 듯 보인다. 변동성, 모멘텀 혹은 다른 일반적인 요소들 말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근 수 년간 다른 수많은 퀀트펀드들의 시장진입이 메달리온펀드의 실적악화를 초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통 한 부류의 퀀트 알고리즘이 시장에서 기회를 찾으면 다른 경쟁자들의 추가진입으로 초과수익기회는 사라지게 마련이다. 적어도 현재까지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여전히 경쟁자들보다 한 두발 앞서 독창적인 전략을 찾아온 듯하다.
메달리온의 전략을 미스테리하게 느끼는 것은 업계 밖의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유명 헤지펀드인 Voleon Capital의 공동창업자인 Jon McAuliffe 역시 메달리온에 대해 궁금한 것이 너무 많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다소 따분하지만 가능성 높은 대답은 르네상스가 데이터정리에서부터 매매실행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다른 경쟁자들보다 더 잘한다는 것이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메달리온펀드는 이익의 44%(자산의 5%)에 달하는 엄청난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연간수익률이 39%에 육박한다고 한다.
투자업계에는 훌륭한 투자 실적이 베드앤딩으로 끝나는 경우가 흔하다. 만약 메달리온이 주춤한다면, 결국 그들을 따라잡은 경쟁사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Jim Simons의 자선활동과 (전)공동대표인 Robert Mercer의 정치활동은 최근 르네상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데 일조했다. Simons의 다음 10년에 있어서의 가장 큰 도전은 그들의 비밀을 계속 지키는 데 있을 것이다.
[Bloomberg - By Richard Dewey & Ciamac Moall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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