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라이 펀드의 운용팀은 1인으로 구성된다. 자산 규모가 3억 달러 이상인 뮤추얼 펀드나 헤지펀드 가운데 1인 체제로 운영하는 펀드는 내가 아는 한 없다. 1970년 해산한 한 헤지펀드가 이런 방식으로 운영했다. 바로 버핏 팥트너십이다. 구성인원은 언제나 단 한 사람, 버핏 자신 뿐이었다. 1070년 해산 당시 버핏 파트너십이 보유한 자산 규모는 1억 달러가 넘었다. 2006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6억 달러가 넘는 규모다.
1963년 버핏은 운용자산 1,750만 달러 가운데 40%를 아멕스에 투자했다. 이제 10인의 전문가가 운용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펀드가 있다고 가정하자. 모두 뛰어난 투자 성적을 보유하며 지능지수도 150이상인 전문가들이다. 이 펀드의 원칙은 10인 모두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투자를 실행하는 것이다. 10인의 구성된 팀이 아멕스를 매수하는데 만장일치로 동의할까?(버핏은 아멕스 투자로 3년 동안 3~4배의 수익을 올렸다)
팀의 크기를 10인 체제에서 더 줄이면 투자가 실행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투자 가능성이 높아지면 연평균수익률도 높아질 것이다. 최고의 수익률은 한 사람의 가치투자자가 단독으로 결정권을 가지고 투자에 집중할 때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The dhandho investor, 2007, Mohnish Pabrai]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2018), 모니시 파브라이]
모니시 파브라이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였습니다. 좀 오랫동안(1~2년) 마음 편히 묻어둘 만한 종목을 찾던 중 몇개월 째 외국인이 순매수 중인 어떤 종목을 알게 됐을 때였죠. 공시자료를 보니 지분율을 확대 중인 주체가 바로 파브라이의 펀드였습니다. 그때 이름을 처음 봤는데 마침 저서가 있기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봤습니다.
대학친구로부터 '부의 추월차선'이란 책을 선물받은 적이 있습니다. 친구들 중엔 거의 유일하게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채 살아가는 제게 그 선물을 주는 의도가 조금은 짐작이 갔습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갔는데, 적어도 제 기준으론 안이 텅 빈 책이었습니다. 스타트업을 다루는 수많은 책들도 어떤 면에서 마찬가지구요. 파브라이의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투자서를 가장 '부의 추월차선 안내서'입니다. 물론 수십년 째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화려한 성적의 펀드를 운용하는 당사자로서,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팁들도 제시하지만 그보단 좀 더 큰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주식투자자들보다는 자신만의 사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은 책이네요.
파브라이가 단도투자의 9원칙으로 제시하는 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단도'는 인도 구자라트 지역의 말로 '사업'을 뜻합니다. 파브라이는 자신의 투자성공사례도 결국 그와 같은 접근방식으로 풀어서 설명합니다)
1. 새로운 사업보다 기존 사업에 투자하라
2.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하라
3. 침체된 업종의 침체된 사업에 투자하라
4. 견고한 경쟁우위, 해자를 갖춘 사업에 투자하라
5. 확률이 높을 땐 가끔씩, 큰 규모로, 집중 투자하라
6. 차익거래 기회에 집중하라
7. 항상 안전마진을 추구하라
8. 위험은 적고 불확실성은 큰 사업에 투자하라
9. 혁신 사업이 아닌 모방 사업에 투자하라
월가에서는 때때로 위험과 불확실성을 혼동한다. 투자자는 이런 혼동을 이용해 상당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월가가 혐오하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가 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다음 3가지로 추려볼 수 있다.
- 고위험, 저불확실성
- 고위험, 고불확실성
- 저위험, 고불확실성
다음으로 이어져야 할 저위험, 저불확실성 조합은 월가가 선호하는 특징이고 이런 종목은 높은 PER로 거래된다. 이런 기업에는 투자를 피해야 한다. 위 3가지 조합 중 단도투자라는 우리의관심을 끄는 유일한 조합은 저위험과 고불확실성이다. 이 조합은 우리가 추구하는 '앞면이 나오면 성공이고, 뒷면이 나와도 큰 실패는 아닌' 동전 던지기와 같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성공하면 큰 수익을 얻고 실패해도 손실은 거의 없는 투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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